인터넷전문은행과 디지털뱅크 경쟁, 비대면채널 시대에 '버스형 이동점포'가 등장하는 것은 사실 역설적이다. 물론 '최신형'이라는 단서가 붙긴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직접 사람이 찾아와서 이용해야하는 방식인 만큼 효율성은 의심을 받을 만하다.

우리은행이 지난 7일 공개한 최신형 이동점포 '위버스'(WeBus) 3, 4호차는 어디서나 은행업무가 가능하도록 25인승 버스와 45인승 대형 버스를 특별 개조해 제작한 것이다. 은행에 따르면, 25인승의 개조비용은 2억원 안팎, 45인승은 차값을 제외하고 3.5억~4억원 정도가 들어간다.

개조된 버스에는 상담창구, ATM, 발전설비, LTE이동통신망, 홍보용 LED 전광판 등 설비가 탑재돼 있다.입출금, 예적금신규, 공과금수납, 신용카드 등 기존 일반 은행점포에서 볼 수 있는 업무를 완벽하게 처리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3호차의 경우 거주인구는 늘고 있지만 아직 영업점이 설치되지 않은 지역 또는 택지개발 예정지구 등 '영업점 공백지역'에 투입되고, 4호차는 상대적으로 영업점 등 금융인프라가 부족한 '지방지역'을 담당한다.

하지만 이처럼 영업망 취약지역을 커버하기위해 이동 점포를 만들엇지만 은행측이 노리는 보다 궁극적인 목적은 아직까지는 홍보효과다. 전국 방방곡곡 누비고 다니면서 은행의 브랜드와 함께 최신 상품을 홍보하는 것이다.

우리은행이 이번에 선보인 위버스 3, 4호차는 우리은행이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는 모바일뱅크 서비스인 '위뱅크'를 주요 컨셉으로 했다.

물론 홍보효과뿐만 아니라 전국 지점으로부터 출동 요청을 받아서 출장하는 경우도 많다. 명절때 사람들이 붐비는 휴게소에서 신권교환 이벤트를 한다던가 해수욕장, 컨벤션,주택청약 등 쓰임새는 보기보다 많다는 게 은행측의 설명이다. 최소한 밥값은 한다는 얘기인데, 홍보효과만으로도 그 정도의 가치는 있어보인다. 

아직 공식화되지 않았지만 KB국민은행도  미니 버스를 이동형 점포로 개조해 접근이 어려운 산간 지역이나 도로 포장상태가 양호하지 않는 지역까지 접근한다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한편으론 이처럼 과거형 모델로 인식되던 버스 이동 점포가 계속 출현하는 것은 ODS(아웃도어 세일즈)를 기반으로한 현장영업지원시스템의 확장 현상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등 대형 은행들이 올해 이 부분에 신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4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와 공동으로 태블릿(tablet) PC를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맞춤형 상담이 가능한'태블릿 은퇴설계서비스'를 자체 개발해 오픈했다.  '태블릿 은퇴설계서비스'는  기존 PB분야에서의 노하우와 로보 어드바이저를 이용한 ‘Cyber PB’를 만든 첨단 IT기술력을 결합해 개발한 것으로, 편리하게 현장에서 은퇴설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최근 오프라인 점포의 통폐합, 비대면채널의 확장 등 ODS는 보다 적극적인 방식으로 발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홍보목적으로 전국을 누볐던 이동 점포가 이제는  ODS의 역할까지 충실하게 할 수 있을 것인지가 주목된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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