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주간 벌어진 방송통신 이슈를 정리하고, 해당 이슈가 가진 의미와 파장을 분석해 봅니다. 기자 주관적인 견해가 들어갈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 자정 넘기지 않은 과기정통부 국감=지난 1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종합감사가 있었습니다. 20대 국회 마지막 정보통신기술(ICT) 주무부처의 국감이기도 했습니다. 또 한편에서는 취임 며칠 지나지 않은 최기영 장관의 국감 데뷔 무대이기도 했습니다. 여러 질의와 답들이 있었지만 가장 인상이 깊었던 것은 저녁 9시경에 국감이 종료됐다는 점입니다. 10년 이상 ICT 국감을 지켜봤던 기자는 국감 때마다 자정을 넘기는 것을 감안하고(실제 그러하기도 했고) 기사를 작성해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12시는 커녕 9시경에 국감이 종료된 것입니다. 여기에 시작부터 반복돼왔던 여야 위원간 정쟁도 없었습니다. 의사진행발언 역시 2일 국감과 비교하면 확연히 줄었고 나름 정책 현안에 대한 질의가 많았습니다. 긍정적 평가를 내릴만도 하지만 일부 몇몇 의원들을 제외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조국 전 장관 이슈가 해소되니 정책질의가 이뤄질 수 밖에 없었고, 정책질의가 많았지만 맹탕질문에, 장관 및 증인에 훈계하는 식의 발언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피감기관의 답에도 신경써야 했지만 자기들 말하기 바빴고 대답은 예 아니오라는 식으로 강요하곤 했습니다. 20대 국회 마지막 국감이었지만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고 보기는 어려워보입니다. 12시 넘어서 끝날 국감 일찍 끝나서 좋기는 하지만 내용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주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공정위, LG유플러스 CJ헬로 기업결합 심사 변수=무난하게 마무리될 것 같았던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가 복병을 만났습니다. 교차판매 금지, 과거 결정과의 다른 결론에 대한 해명부족, SK텔레콤의 티브로드 합병 추진 등이 종합적으로 얽히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최종 합의를 유보했습니다. 공정위는 LG유플러스에 8VSB 방송 가격인상 제한, 채널축소금지, 상호겸영 금지 등의 조건을 붙였습니다. 하지만 공정위 위원들은 호락호락하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2016년 SK텔레콤의 CJ헬로 합병을 불허했는데 불과 3년만에 정책을 뒤집은 배경을 집중 추궁했습니다. 결국 유사건. SK텔레콤의 티브로드 합병심사때 같이 처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합의 불허 배경을 놓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상조 전 위원장은 유료방송 M&A와 관련해 매우 시장 친화적인 시그널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일부 위원들의 철학과 상충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전체적으로 불허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조건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입니다.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기일 연기=공정위의 유료방송 M&A 심사가 지연되며 SK텔레콤이 내년 1월1일로 예고한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기일을 3월1일로 변경했습니다. 합병일정이 예정보다 두달 미뤄진 이유는 공정위의 심사 및 승인 과정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위에 언급했듯이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와 관련한 결정이 늦어지고 있는 건데요. 공정위 전원회의는 수요일에 열립니다. 이달말 SK텔레콤과 티브로드의 합병심사가 이뤄질 예정인데, 이 일정도 미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SK텔레콤은  교차판매조건 완화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내용이 같은데 LG유플러스에게는 완화된 조건이 붙은 반면, SK텔레콤에게는 합병법인의 의미가 퇴색될만한 교차판매 금지 조건이 붙어있는 상황입니다. 여러모로 공정위의 판단과 이후 이어질 과기정통부 및 방통위의 판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한상혁 방통위원장, 중소 CP 보호방안 마련하라=통신3사 CEO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과 방송통신 이용자주간을 계기로 공식적인 만나 다양한 통신방송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이날 한 위원장은 통신3사 CEO에 망 사용료 역차별 문제를 지적하며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한 위원장은 중소 CP와의 상생문제도 강조했습니다. 이에 통신3사 CEO도 각별히 유념해 중소 CP를 보호하는 방안을 고민하겠다는 답을 내놨습니다. 특히,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대형 CP에 적정 망 사용료를 받고, 이를 중소 CP 대상 지원기금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또한 박 대표는 구글에 망 사용료를 받아야 한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습니다. 

 

화웨이 보안 문제 국감서 높은 관심=과기정통부 종합감사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증인은 멍 샤오윈 화웨이코리아 지사장이 아닌가 싶습니다. 상대적으로 통신사 CEO나 구글 페이스북 등 해외 CP 지사장 등 스타(?)증인이 없어서였을까요. 여야 할 것 없이 화웨이 장비의 보안 문제를 집중적으로 지적했습니다. 해외에서의 백도어 발견, 보안검증에 대한 문제점 등이 거론됐습니다. 멍 지사장은 “화웨이는 과거에도 현재도 앞으로도 절대 백도어를 설치하지 않는다. 한 기업으로서 백도어를 설치하는 것은 자살행위다.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정부와 노 백도어 협약에 서명할 의지가 있다”고 답했습니다. 여기에 소스코드 개방 의지도 밝혔습니다. 보안 논란에 대해 정부는 특정 기업에 대응하는 것 보다는 화웨이를 포함한 전체 5G 장비를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점검해 어떤 장비가 됐든 국가망에 영향을 주지 않게 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습니다. 

 

통합 OTT 웨이브 순항…하지만=국내 첫 통합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웨이브(WAVVE)’가 순항하고 있습니다. 모바일시장 분석서비스 ‘앱에이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웨이브는 안드로이드와 iOS 이용자를 통틀어 월간활성사용자수(MAU) 187만명을 기록했습니다. 지난달 18일 공식 출범 이후 한 달이 지난 현재 실사용자 증가세가 뚜렷합니다. 우려했던 옥수수에서 푹으로의 이용자 전환도 나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넷플릭스와 디즈니 등 글로벌 OTT 공세에 맞서려면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서비스 안정화와 중장기적 콘텐츠 확보가 남은 과제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통상 OTT 이용자의 플랫폼 충성도가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출시 초기 프로모션으로 인한 반짝 상승효과일 수 있습니다. 현재 웨이브의 가격 할인 정책(신규 가입 시 3개월간 베이직 상품 월 4000원)이 끝나면 유료가입자 증가세도 주춤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 기존 이용자들은 웨이브 전환으로 인한 콘텐츠와 서비스 품질·가격 등 불만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구글플레이스토어에서 웨이브의 앱 평점은 5점 만점에 1.8점으로 줄곧 하락세입니다. 이용자 기반을 탄탄히 쌓고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양질의 콘텐츠 확보 노력과 친화적인 이용자 환경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 5G 서비스 출시는 계속 이어진다=LG유플러스가 헬스와 쇼핑 분야에 접목한 ‘5G 서비스 2.0’을 선보였습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4월 5G 상용화 이후 증강·가상현실(AR·VR)과 스포츠 중계 및 공연 분야에서 5대 서비스를 내놨는데요. ‘U+ VR’, ‘U+ AR’, ‘U+ 프로야구’, ‘U+ 골프’, ‘U+아이돌Live’ 등으로 주로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 영역에서 3040 남성 고객을 겨냥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지난 8월 발표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와 함께 스마트홈트와 AR 쇼핑을 기획했습니다. 각각 게임 영역에서 2030 젊은 세대를, 스마트홈트와 AR 쇼핑 영역에서는 3050 여성 고객을 공략한다는 전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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