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전문 블로그 미디어=딜라이트닷넷] 최근 자율주행차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대중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관련 소식이 늘었다는 점, 그에 걸맞게 기술의 발전 속도가 한층 빨라졌다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고 봐야한다. 일각에서는 ‘특이점(singularity)’, 그러니까 기술이 발전을 거듭해 어느 순간 폭발적으로 가속되는 순간이 왔다는 분석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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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어느 한 분야가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의 혁신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이다. 센서만 하더라도 숫자가 늘어나고 성능도 이전과 비교해 한층 높아졌다. 시장조사업체 욜디벨로프먼트에 따르면 센서를 탑재한 자동차를 모두 자율주행차로 규정했을 때 2012년 시작된 1세대 제품은 초음파 4개, 서라운드 카메라 1개, 초음파 및 장거리 레이더(LRR) 1개의 센서를 제공했다.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2세대는 초음파 8개, 서라운드 카메라 4개, LRR 1개, 단거리 레이더(SRR) 4개로 센서의 수가 2배 이상 늘어난다.

2022년부터 시작되는 레벨3는 상황이 크게 바뀔 전망이다. 이전의 센서 숫자가 더 늘어나며 장거리용 카메라, 열화상 카메라와 함께 라이다(LIDAR·레이저 반사광을 이용해 물체와의 거리를 측정하는 기술) 및 추측항법(Dead Reckoning)이 추가된다. 이 시점에서는 액셀레이터와 브레이크는 물론 스티어링휠까지 자동차가 알아서 조작한다.

넓은 의미로 보면 자율주행차는 달리는 빅데이터라고 볼 수 있다. 2022년 이전까지의 자율주행차는 별도의 스티어링휠 조작은 불필요하지만 액셀레이터와 브레이크는 운전자가 판단해 눌러야 한다. 완전한 자율주행차는 아닌 셈이다. 하지만 이후에는 라이다와 추측항법이 추가되며 완전체로 거듭나게 된다. 이는 각종 센서에서 전달되는 빅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갖춰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데이터가 늘어났으니 이를 효과적으로 처리할 방법도 필요하다. 바로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기반으로 한 병렬컴퓨팅이다. 병렬컴퓨팅은 크고 복잡한 계산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한다. 주로 슈퍼컴퓨터에서 사용되던 기술이 반도체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움직이는 자동차에까지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작아진 덕분이다. 물론 슈퍼컴퓨터와 직접적인 연산성능 비교는 어렵지만 기본적인 뼈대가 같기 때문에 앞으로의 자율주행차 성능이 더 높아지리라는 예상도 충분히 가능하다.

자율주행차의 대중화와 관계없이 운전이 단순히 사람과 물건을 움직이는 이동수단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생각해볼 문제다. 전 세계를 주름잡는 톱클래스 자동차 업체가 모두 예외 없이 ‘운전의 재미’를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운전은 재미를 넘어선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고 다양한 심리적인 요소가 결합되어 있어서 자율주행차 시대로 접어들더라도 주요한 가치로 인정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까 자율주행차 시대가 오는 것은 막을 수 없지만 그렇다고 운전의 재미까지 모두 포기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역설적이지만 자율주행차가 많아질수록 운전의 재미를 추구하는 사람이 더 많아질 수 있다. 엔진이나 배기고의 소음까지도 하나의 상품으로 인정받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자율주행차는 어디까지나 안전을 위해 운전자를 적극적으로 보조하는 수단이거나, 아니면 운전자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방향으로 흘러가리라고 본다. 서로 극단적인 방향이지만 중요한 것은 사람을 중심으로 추구하는 기술의 발전 방향이라는 사실이다. 당연하지만 여기에서도 인공지능(AI)은 활용될 것이고 얼마나 자연스럽게 자동차에 녹여낼 수 있느냐에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기술과 사람이 유기적으로 결합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수환기자 블로그=기술로 보는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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