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5G 중저가 요금제 포문을 열었다. 하지만, 월 3~4만원대 쓸만한 5G 요금제를 기다리는 소비자는 아직 목마르다.

SK텔레콤이 다음달 1일부터 적용하는 5G 요금제 라인업을 살펴보자. 5G 정규요금제는 총 6종으로 ▲0틴 5G 월 4만5000원, 데이터 월 9GB+1Mbps ▲슬림 월 5만5000원, 10GB+1Mbps ▲5GX레귤러 월 6만9000원, 110GB+5Mbps ▲5GX레귤러플러스 월 7만900원, 월 250GB+5Mbps ▲5GX프라임 월 8만9000원, 무제한 ▲5GX플래티넘 월 12만5000원, 무제한으로 구성된다.

이번에 월 6만9000원, 7만9000원 요금제가 신설됐다. 양 요금제는 25% 선택약정할인을 받으면 각각 월 5만1750원, 5만9250원이다. 이전에는 월 9GB 5G 요금제 다음 구간이 바로 월 200GB 제공 요금제였다. 이에 110GB 데이터 구간 요금제를 신설했다.

월 100GB가량 데이터를 사용하는 중량 이용 고객을 위한 새로운 요금제가 마련되면서, KT와 LG유플러스도 중저가 요금제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점쳐진다.

물론, 아쉬움은 있다. 소비자가 기대하는 5G 중저가 요금제는 월 3~4만원대다. 데이터도 월 30GB정도는 필요하다. 이번 요금제는 데이터는 충분하지만, 25% 선택약정할인을 받아도 월 5만원대에 그친다.

SK텔레콤이 ‘언택트플랜’ 온라인 전용 5G 요금제를 통해 10GB(소진 후 1Mbps)를 지원하는 월 3만8000원을 내놓기는 했다. 그러나 언택트플랜은 약정이나 결합 혜택을 받지 못하는 온라인 전용 상품이다. 정규요금제는 아닌 만큼, 전 고객을 대상으로 볼 수는 없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1월 무선데이터 트래픽 통계에 따르면 5G 스마트폰 기준 가입자당 트래픽은 약 25.4GB다. 월 10GB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가 충분치 않은 이유다. 이에 데이터 사용량을 충족할 수 있는 30GB~50GB 데이터 구간 요금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다만, 통신사가 당장 월 50GB 미만 월 3~4만원대(25% 선택약정할인 기준) 요금제를 바로 출시하지 못하는 속사정도 있다. SK텔레콤을 시작으로 통신3사는 온라인 전용 5G 요금제를 줄줄이 내놓았다. 월 3~4만원대 정규요금제가 출시되면, 언택트플랜 월 3만8000원 요금제 매력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 월 10GB 요금을 상대적으로 낮출 수밖에 없다.

통신3사 5G 투자가 현재 진행 중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통신3사는 2023년 5G 전국망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주파수 재할당을 앞두고 정부 조건에 따라 5G 투자 확대도 꾀해야 한다. 5G에 들어가는 비용이 많은 만큼, 요금부터 낮출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회와 정부, 시민단체의 5G 통신비 절감 요구가 빗발치는 만큼 통신사 입장에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정했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통신3사 무선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SK텔레콤 3만269원 KT 3만1946원 LG유플러스 3만926원이다. 통신3사는 5G 가입자 확대에 따른 5G ARPU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쓸만한 3만원대 5G 요금제를 만들어 가입자가 쏠린다면, 시장 기대보다 낮은 ARPU에 머무르게 된다.

알뜰폰도 걸림돌이다. 통신사가 요금을 제출하는 정부부처는 과기정통부다. 과기정통부는 알뜰폰 활성화 주무부처이기도 하다. 통신사 5G 요금제가 알뜰폰 5G 요금제와 비슷한 가격대로 형성된다면, 알뜰폰 성장 요인이 꺾일 수도 있다.

관련해 과기정통부는 SK텔레콤이 언택트플랜 요금제 제출 당시 알뜰폰을 고려한 공정경쟁 저해 등을 확인했다. 이에 SK텔레콤은 언택트플랜 요금제 공개와 함께 알뜰폰 도매대가 인하를 밝힌 바 있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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