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防産), '방위산업'의 준말이다. 일반인들에게는 '방산'하면 연상되는 몇 가지 단어들이 있다. 무기 로비스트, 방산비리 등이다. 안타깝게도 긍정적인 단어가 먼저 떠오르지 않는다.
최근 몇 년간 방산비리 뉴스만 거듭해서 들었기 때문이리라. 방산분야가 마치 악의 소굴처럼 비쳐지는 것은 분명 속상한 일이다. 모진 어려움을 뚫고 무기 국산화에 성공해 외화를 아끼고, 나아가 국산 무기를 수출해 고부가치 산업으로 탈바꿈시킨 방산 수출 역군들의 땀과 노고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예전 70년~80년대 초등학교 교과서에는 '방위산업헌납기'라는 글귀가 선명하게 쓰여진 대한민국 공군 F4 팬텀기의 멋진 편대비행 사진이 실려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국산화에 성공해 해외 수출까지하고 있는 T-50 고등 훈련기 사진이 자부심을 갖게 한다. 방산은 국력, 국격, 자부심과 같은 단어로 치환될 수 있다. 단순히 산업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지난 29일, 한화그룹이 자사의 방산계열사들을 소개하는 기자간담회를 마련했다. 한화그룹은 삼성테크윈(현 한화테크윈)을 인수하는 등 최근 몇 년간 방산분야에서 크게 몸집을 불렸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한화그룹 방산계열사의 이름을 소개하는 정도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025년 글로벌 탑10 안에 드는 종합 방산 그룹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를 듣는 것으로 만족해야했다. 

지금 한화그룹은 전세계 방산업체 순위에서 몇 위쯤일까. 

디펜스 뉴스(Defense News)가 발표한 세계 방산업체 100위 순위(2016년 매출 기준)에 따르면, 한화는 글로벌 방산 업체 중 19위다. 매출로는 4조5000억원 수준이다. 

한화 측은 글로벌 10위 안에 안착하기 위해 2025년까지 매출 12조원,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금보다 매출이 8조원이상 순증해야 한다. 사실 만만치 않은 목표다. 

물론 2년 전인 2015년 한화그룹의 방산 매출은 약 2조5000억원 수준이었다. 2015년 매출 기준으로 하면 한화는 세계 38위다. 1년 만에 2배 수준의 매출 향상을 이끌어냈다. 

한화 방산계열사들은 2025년까지 매출 12조원을 올리기 위해 글로벌 고객에 맞춘 통합 방산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미사일 등 단일 무기 뿐 아니라, 이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까지 공급하는 종합방산그룹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각오다. 

글로벌 세계 탑10에 진입하려면 해외 수출을 늘려야 한다. 시장 확대를 통해 매출 규모 자체를 넓혀야 글로벌 대표 방산업체들을 따라잡을 수 있다. 한화시스템은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최대 30%까지 올리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또 한화지상방산은 터키, 폴란드, 핀란드, 인도 등에  K-9자주포를 수출한 데 이어, 현재 노르웨이, 에스토니아와 수출을 협의 중이다.
 
그렇다면 세계 1위~10위의 방산업체는 도대체 어디일까. 뉴스를 통해 이름이 낯설지 않은 업체도 있지만 전혀 생소한 곳이 더 많다.

먼저, 글로벌 탑10을 살펴보면, 1위는 그 유명한 록히드마틴(Lockheed Martin)이다. 2위는 보잉(Boeing), 3위는 BAE시스템즈, 4위는 레이시언(Raytheon Company), 5위는 노스롭 그루먼(Northrop Grumman), 6위는 제너럴다이나믹스(General Dynamics), 7위는 에어버스(Airbus), 8위는 L3테크놀로지스, 9위는 레오나르도(Leonardo), 10위는 탈레스(Thales)다. 

1위인 록히드마틴은 지난해 방산부문 매출은 434억6000만 달러(약 46조9000억원)에 달한다. 그리고 10위인 탈레스의 방산 매출은 83억6200만 달러(약 9조226억원)다. 탈레스는 현재 한화그룹의 방산 매출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한화가 글로벌 10에 랭크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지금보다 두 배 이상의 매출을 올려야한다는 얘기다.

록히드마틴은 메릴랜드주 베세즈다에 위치한 미국 항공우주기업이다. 1995년 마틴마리에타사와 록히드사가 합병돼 탄생됐다. 첫 시작은 1917년 설립된 미사일 및 원자력 관련 제품 개발 업체 글렌 L.마틴이다. 1980년대 이후 항공우주와 방위산업에 주력하였고, 1990년대 들어 전자제품, 인공위성, 군용기 등을 아우르는 미국의 대표 항공우주업체로 성장했다. 록히드마틴의 F 35는 현존하는 세계 최강의 공격용 전투기다. 

보잉은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위치한 미국 우주항공회사로, 1916년 태평양항공기제작회사가 모태다. 1966년 록웰의 우주항공 및 무기생산 부문을 흡수하고 1997년 맥도널 더글러스와 합병했다. 대형폭격기를 비롯, 제트폭격기, 군용기, 미사일, 민간 제트수송기, 인공위성 등을 생산한다. 다양한 여객기를 제조해 세계 수송기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BAE시스템즈는 영국의 항공방위업체로, 햄프셔주 판보로에 본사를 두고 있다. 항공기, 지상무기 시스템, 탄약 등 군수품을 생산한다. 전신은 1960년 설립된 브리티시 에어로스페이스이며, 1999년 GEC마르코니의 전자방위시스템 부문을 인수합병하고 유럽 1위 방위업체로 올라섰다.

레이시언은 미국 전자제품 및 항공우주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다.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이름이지만 1922년 전기부품 생산업체인 아메리칸어플라이언스가 전신이다. 주로 미국 정부에 전자무기, 레이더 장비, 방공미사일 등을 공급하고 있다. 1980년 비행기 생산업체 비치에어크래프트를 인수했다. 본사는 매사추세츠주 렉싱턴에 위치해 있다. 

노스롭 그루먼은 1939년 설립된 미국 항공기 제조사로, 군용기, 정밀군수품, 유도 및 항법 장치 등을 생산한다. 본사는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있다. 초음속 제트전투기, 스나크미사일시스템, 전략 미사일 유도장치를 제조하는 회사로 널리 알려졌다. 1994년 미국 방위산업체 그러먼항공우주산업사를 매입했다. 

제너럴다이나믹스는 1899년 설립된 미국의 무기 및 항공기 제조사로, 제6공화국 노태우 정부 시절 한국형 전투기 사업에 관여해 국내에도 잘 알려진 기업이다. 전신은 1899년 설립된 잠수함 제조사 일렉트릭보트다. 이후 전투기, 탱크, 장갑차 등을 생산하며 사업 영역을 꾸준히 확대해오다, 1990년대 동서 냉전이 식으면서 경영난에 빠지자 군용기 공장을 경쟁업체에 매각하는 등 일부 사업을 정리하기도 했다.

에어버스는 보잉 등 미국 업체에 대항하기 위한 유럽 항공사들의 컨소시엄으로 시작됐다. 이 때문에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 전역에 생산라인이 분산돼 있다. 

L3테크놀로지스는 미국 정부 정보기관 및 NASA 등에 항공 전자 장비와 지휘 통제 및 통신 시스템 등을 공급하는 미국 우주항공업체다. 

레오나르도는 이탈리아의 방산기업으로 항공기, 항공우주시스템, 헬리콥터 등을 생산한다. 탈레스는 애초 전기관련 회사로 1893년 설립된 프랑스 회사로, 2000년 들어 우주산업 및 방위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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