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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KT가 3세대(3G) 이동통신용으로 사용하던 2.1GHz 주파수 일부를 롱텀에볼루션(LTE) 용도로 전환하는 것을 허용한 미래창조과학부의 결정에 대해 특혜 논란이 일었다. 야당과 LG유플러스가 문제를 삼았다.

주파수는 무선 서비스의 필수요소다. 세계 어느 나라나 국가 자산으로 관리한다. 무선서비스의 필수재다. 아무리 좋은 무선 서비스가 있어도 주파수가 없으면 할 수도 쓸 수도 없다. 그래서 주파수는 일정자격을 갖춘 곳에서 전파법에 따라 대가를 내고 일정기간 대여해 사용한다. 사용 용도는 할당 때 정한다. 다른 용도로 사용하려면 반납 후 재할당을 받아야 한다. 용도와 기한에 제약을 둔 것은 특정 분야가 특정 주파수를 용도를 바꿔가며 사용하는 것 즉 독점을 막고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이번 KT의 2.1GHz 용도 변경이 논란이 된 이유는 ‘용도 변경은 반납 후 재할당’이라는 원칙이 지켜지지 않아서다. 미래부는 기술표준 변화와 규제 완화를 이유로 들었지만 한 번 무너진 원칙은 언제나 결과에 만족치 못하는 측의 반대의 빌미가 된다. 주파수처럼 이해관계가 첨예한 쪽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현재 주파수 용도를 두고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쪽은 700MHz 대역이다. 방송과 통신 영역에서 차기 서비스를 위한 우선권을 주장하고 있다. 전 세계적 추세는 통신 배분이다.

스마트폰이 촉발한 데이터 통화 활성화는 기하급수적인 데이터 사용량 증가로 이어졌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데이터 트래픽 집계를 공개하기 시작한 2012년 1월 기준 2만9748TB였던 한 달 데이터 사용량은 2014년 7월 기준 11만3911TB로 2년 6개월 만에 3.8배 증가했다. 사물인터넷(IoT) 등 정보통신기술(ICT)의 주목 받는 서비스는 대부분 무선 통신을 전제로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데이터 사용량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지금은 700MHz에 가려져 있지만 통신 쪽에서 주목하고 있는 또 다른 주파수는 2.1GHz다. 2.1GHz는 전 세계적으로 통신에 그것도 3G 서비스에 이용하고 있는 주파수다. 로밍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주파수다. 통신장비 및 기기 수급도 유리하다. LTE는 특성상 주파수를 연이어 붙이면 속도와 용량이 늘어난다. 2.1GHz 주파수는 현재 SK텔레콤 60MHz폭 KT 40MHz폭 LG유플러스 20MHz폭을 갖고 있다. 2.1GHz가 가장 적은 곳은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가 발끈한 것도 그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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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특혜 논란과는 별개로 SK텔레콤과 KT가 보유한 2.1GHz 100MHz폭의 회수 재배치 시기는 2016년 끝자락이다. 3사의 관계와 산술적으로만 보면 3사가 40MHz씩 나누는 것이 당연한 듯 보인다. 하지만 SK텔레콤과 KT는 3G 서비스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LG유플러스는 3G가 없다. SK텔레콤이 가진 60MHz 중 20MHz는 LG유플러스가 3G를 포기하며 반납했던 주파수다. 여기에 SK텔레콤과 KT는 LTE 사용자의 음성통화를 3G로 소화하고 있다. 충분한 양의 3G 주파수가 없으면 3G서비스는 물론 LTE 서비스도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구조다.

오히려 현재 지켜봐야 할 것은 SK텔레콤과 KT가 LTE를 위해 3G 사용자의 권익을 침해하는지 여부다. SK텔레콤과 KT가 각각 2.1GHz 20MHz를 LTE로 돌렸기 때문이다. 양사는 4배 빠른 LTE용 3번째 주파수로 2.1GHz를 활용한다. LG유플러스도 마찬가지다. 3G 사용자가 활용하는 주파수는 SK텔레콤 40MHz KT 20MHz가 남았다. 각 사별 남은 용량이 충분한지 판단할 수 있는 잣대는 3G 가입자 현황과 데이터 트래픽이다.

미래부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3G 데이터 트래픽은 8429TB다. 3G 트래픽이 최대치를 기록한 2012년 7월 2만2611TB의 37.3% 수준이다. 3G 가입자는 ▲SK텔레콤 868만4538명 ▲KT 721만8837명이다. 올해 들어 양사 3G 가입자는 매월 10만명 안팎이 빠져나간다. 수치로만 보면 LTE 전환은 무리가 없다. 다만 가입자와 남은 주파수를 따져보면 SK텔레콤에 비해 KT 3G 가입자의 체감 품질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향후 2.1GHz 재분배 때도 3G 가입자가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최소한 SK텔레콤 KT LTE 20MHz 3G 20MHz 즉 40MHZ씩은 재할당이 유력하다. 기존 가입자와 서비스를 보호하기 위해서 말이다. 이 때문에 2.1GHz 싸움은 SK텔레콤이 쓰고 있는 20MHz의 주인이 누구일지가 승부처다. 700MHz 확보 여부와 별개로 이를 가져가는 통신사는 두 번째 광대역 주파수를 갖게 된다. 이 주파수를 특정사에게 주는 것이 특혜다. 그 회사는 5배 6배 빠른 LTE 경쟁에서 한 발 앞서갈 환경이 조성된다. 그렇다보니 2.1GHz 20MHz는 3사가 경매로 주인을 가릴 수밖에 없다. 낙찰가도 지금까지 어떤 주파수보다 높게 책정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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