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11일 스마트폰 Q시리즈를 발표했다. Q시리즈는 고가폰 G·V시리즈와 저가폰 X·K시리즈 사이 제품군이다. 5.5인치 고화질(풀HD플러스, 1080*2160) 화면과 퀄컴 스냅드래곤 435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장착했다. 전면 광각 500만화소 후면 일반 1300만화소 카메라를 탑재했다. 배터리는 일체형 3000mAh다. 램(RAM)과 저장용량을 달리해 ‘Q6’와 ‘Q6플러스’ 2종을 선보인다. 오는 8월 한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 순차 출시 예정이다.

지난 7일 LG전자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잠정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14조5552억원과 6641억원을 예측했다. 증권가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 각각 15조1000억원과 7700억원에 한참 모자라는 수치다. LG전자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이유는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MC)사업본부의 부진이 심화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9분기 연속 적자다. 1분기 손익분기점(BEP)에 근접했던 적자폭은 1000억원 안팎으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2분기 부진은 LG전자의 현재가 엿보인다. LG전자는 고가폰 ‘G6’를 1분기에 내놨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의 예기치 못한 낙마와 이에 따른 ‘갤럭시S8·8플러스’ 출시 지연 호기를 노렸다. 덕분에 1분기 실적방어 효과를 톡톡히 봤다. 하지만 2분기 가장 큰 악재로 돌아왔다. 갤럭시S8·8플러스 시판 후 G6 흥행에 제동이 걸렸다. 1분기에 공급한 제품이 빠져야 새 제품이 들어가는 법. 추가 주문이 많지 않았다. 2분기 시작한 해외 출시도 영향을 받았다. 저가폰 ‘X500’는 수량엔 도움이 되도 수익은 크지 않다. X500의 해외 버전 ‘X파워2’는 1분기 시판했다. 2분기 막판 ‘G6플러스’와 ‘G6 32GB’가 없었다면 실적은 더 나빠졌을 가능성이 크다.

재고관리가 원활치 않으면 악순환이 반복된다. 털어내는데 주력하면 신규 수량이 없어 매출이 떨어지고 비용은 증가한다. 털어내지 못해도 추가 수량이 없어 매출은 하락하고 비용만 나간다. 매출과 손익 악화는 마케팅 경쟁력 약화를 초래한다. 돈이 없어 밀어내지 못하고 밀어내지 못하니 돈이 생기지 않는 난감한 상황의 반복이다. 제품의 좋고 나쁨과 관계없다. LG전자의 1차 소비자는 통신사다. 유통재고를 최적화해야 납품을 꾸준히 할 수 있다.

Q시리즈는 3분기 LG전자의 실탄을 만드는 역할이다. Q시리즈로 만든 돈으로 ‘G6패밀리’를 소진해 ‘V30’을 통신사가 소화할 공간을 마련해야한다. Q시리즈가 삐끗하면 V30도 장담할 수 없다. 다만 3분기 실적으로 LG전자가 악순환이 벗어낫는지 벗어나지 못했는지 판단하기는 이르다. 휴대폰은 4분기가 성수기다. 4분기까지 이어지는 흐름을 봐야한다. 2분기 대비 3분기 반등보다 3분기 대비 4분기 성장이 중요하다.

아울러 Q시리즈는 LG전자의 플랫폼 전략이 어떤 방향인지를 안내해준다. G6패밀리는 3종이지만 사실상 한 제품이다. Q6도 Q6와 Q6플러스 2종이지만 한 제품이다. 메모리 반도체를 빼면 모든 부품을 공용화할 수 있다. 규모의 경제를 만들기 위한 고육책이다. 원가경쟁력이 없으면 선두권 추격은 고사하고 중국 업체와 간격 좁히기도 쉽지 않다. 제품수가 줄어든 것은 마케팅으로 만회한다.

한편 이번에도 성과가 미진할 경우 조준호 사장의 책임론이 거세질 것으로 여겨진다. 내부 반발 무마가 관건이다. 조 사장은 작년 말 교체설이 돌았지만 유임했다. 다만 LG전자 각자 대표이사직은 내려놨다.

조 사장은 지난 2014년 11월 ‘2015년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통해 MC사업본부 수장에 올랐다. 지난 1분기까지 MC사업본부는 8분기 연속 적자다. 조 사장 체제에서 나온 LG전자 대표 고가폰은 G시리즈 3종과 V시리즈 2종이다. 휴대폰 개발 기간 등을 감안하면 G5 이후와 V시리즈가 그의 작품이다. 난립했던 저가폰은 X와 K시리즈로 정리했다. Q시리즈는 제품 쪽 마지막 퍼즐이다. 조 사장 취임 후 MC사업본부는 2016년과 2017년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조 사장의 2016년 소득은 급여 8억9100만원 상여 1억5400만원 총 10억4500만원이다. 상여금 지급 사유에 대해 LG전자는 “비계량 지표와 관련 보급형 모델 디자인 개선 및 프리미엄 기능 하방 전개를 통한 라인업 보강으로 주력 북미시장에서 보급형 제조사 입지를 강화한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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