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선택약정할인율 상향을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통신사는 통신사대로 소비자는 소비자대로 불만이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18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에 선탁약정할인율을 오는 9월15일부터 현행 20%에서 25%로 5%포인트 올린다고 통보했다.

선택약정할인율 상향을 둘러싼 논란은 세 가지다. 정부의 시장 개입이 적절한지, 5%포인트을 올리는 것이 가능한지, 기존 가입자에게도 적용을 해야 하는지에 관해 이견이 분분하다. 이 사안은 내용이 잘못 알려져 불필요한 갈등이 유발되고 있는 면이 있다.

우선 정부가 선택할인율 조정을 통해 가계 통신비 완화를 추진하는 것은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선택약정할인은 단말기 구매 지원금을 받지 않는 사람에게도 이에 상응하는 혜택을 주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단말기유통법 제6조에 규정이 있다. 과기정통부장관은 단말기유통법 제6조 3항에 근거 선택약정할인율을 결정한다. 선택약정할인율은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 예택 제공 기준’ 고시에 따라 정한다. 제3조에 산정방법이 있다. 과기정통부는 직전 회계연도 영업보고서가 기초자료다. 현행 20%는 그렇게 산출한 할인율이다. 통신사는 이를 따라야한다. 

법적 다툼의 여지가 있는 부분은 두 번째, 5%포인트 상향의 적절성이다. 이번 상향의 근거는 관련 고시 제3조 1항이다. 제3조 1항은 ‘제2조의 기준 요금할인율은 이동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간통신사업자의 직전 회계연도 가입자당 월평균 지원금을 가입자당 월평균 수익으로 나누어 산정한 비율을 기준으로 요금결정의 자율성, 이동통신시장의 경쟁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추가적으로 100분의 5범위 내에서 가감하여 산정한다’고 돼 있다.

정부는 이 100분의 5를 근거로 5%포인트를 올렸다. 반대쪽 의견은 100분의 5의 모수가 현행 요금할인율이라고 지적한다. 20%의 100분의 5는 1%포인트다. 이 경우 할인율은 21%가 된다. 정부 재량의 범위에 대한 해석의 차이다. 통신사가 법정 다툼 운운하는 근거도 여기에 있다. 21%냐 25%냐에 대한 것이지 상향 자체에 대한 반대는 아니다.

할인율을 조정할 경우 기존 가입자에게 적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통신사다. 단말기유통법 과 시행령, 고시에는 소급적용 근거는 없다. 이 때문에 정부도 할인율 조정은 통보했지만 기존 가입자 관련은 통신사와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소비자 단체는 소급적용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제도 도입 취지와 맞지 않다. 선택약정할인은 지원금 대신 주는 것, 즉 차별을 막기 위한 혜택이다. 시간이 지나 할인율이 올랐다고 소급적용을 하면 이전에 지원금을 받은 사람이 역차별을 당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한편 소송은 벌어질까. 확률은 0에 가깝다. 통신사가 정부 정책에 공식적 반기를 든 적은 한 번도 없다. 통신은 규제산업이다. 다른 부분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통신사의 발목을 잡았다. 최근 통신사 최고경영자(CEO)가 과기정통부 장관의 돌발 모임 요청을 거절한 것 정도가 통신사가 할 수 있는 최대 불만의 표현이다. 소송을 할 경우 법원의 판단 등을 감안하면 9월 첫 주까지는 신청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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