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미국 미디어 기업 ‘디스커버리’와 함께 콘텐츠 제작에 뛰어든다고 합니다. 지난 28일 전해진 반가운 소식이었는데요, KT 자회사 스카이티브이(TV)와 디스커버리 아시아는 콘텐츠 사업 전반에 관해 협력하는 합작법인을 연내에 출범한다고 합니다.
 

KT가 디스커버리와 같은 글로벌 미디어 채널과 손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더군다나 오리지널 콘텐츠 공동제작에 나선다고 하는데요. 제작된 콘텐츠는 디스커버리 채널은 물론 KT 그룹의 방송 채널 ‘스카이티브이’에 나올 예정입니다.
 

여기서 생각해볼 만한 게 있습니다. 현재 KT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리얼’을 야심 차게 준비 중입니다. 이번 콘텐츠 합작이 애초에 시리얼을 겨냥하고 이뤄졌을 가능성이 큰 것이죠. OTT의 가장 큰 경쟁력인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를 위한 사전 작업인 셈입니다.
 

이와 관련해 KT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면서도 “KT 그룹 차원에서 검토할 예정”이라면서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규모의 경제로 흘러가는 OTT 시장에 글로벌 기업과의 제휴는 중요한 성과입니다. 지난달 출범한 국내 첫 통합 OTT ‘웨이브’도 넷플릭스와의 체격 차이에서 오는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 넷플릭스의 작년 콘텐츠 투자액은 웨이브의 5년간 투자액의 5배인 14조원에 이르거든요.
 

KT가 추후 시리얼을 통해 디스커버리와의 협력을 강화한다면 OTT 시장에 뒤늦게 참전한 약점을 딛고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특히 디스커버리가 보유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양질의 한류 콘텐츠가 전 세계 시장으로 뻗어 나갈 수 있습니다.
 

사실 시리얼은 아직 진척이 없는 상황입니다. 원래는 이달 10일 출시될 예정이었지만 서비스 최적화를 이유로 잠정 연기됐습니다. KT는 선을 그었지만 CJ ENM과의 콘텐츠 협력을 위한 막판 타결을 앞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습니다. 콘텐츠 수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죠.
 

국내 OTT 지형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늦은 진출이긴 합니다만 어쨌든 시리얼은 KT의 기대되는 도전입니다. IPTV 업계 1위인 KT는 누적 가입자만 800만명에 달합니다. 원래 보유하고 있던 ‘올레tv모바일’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있습니다.
 

시리얼에서 디스커버리의 대표작 ‘베어 그릴스’를 보는 날도 멀지 않았습니다. OTT의 가장 큰 경쟁력은 콘텐츠 차별화라는 점에서 KT는 훨씬 더 적극적으로 글로벌 콘텐츠 수급에 몰두해야 합니다. 부디 넷플릭스라는 절대 장벽을 넘어 토종 플랫폼 입지를 다지길 바랍니다.
 

[권하영 기자 블로그=잇(IT)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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