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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G, 지금부터 준비해야 하는 이유

통신방송 20.12.24 11:12


세계는 지금 5G를 넘어 6G 시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가 한국에서 이뤄진 지 아직 만 2년이 안 되었는데 벌써부터 무슨 6G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아직도 전 세계 LTE 가입건수가 40억건에 이르는 데 말이죠. 하지만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주요국들의 6G 주도권 선점 경쟁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한국도 5G 1등 국가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 6G 기술개발에 분주한 참입니다.
 

왜 이렇게 일찍 6G를 준비해야 하는 것일까요? 일단, 그에 앞서 이동통신기술의 세대교체와 관련해 재밌는 이론(?) 2가지를 소개할까 합니다. 하나는 ‘세계 최초 상용화의 저주’입니다. 그동안 각 이동통신 세대별 최초 상용국들을 보면, 한 국가가 연달아 최초 상용화에 성공한 적이 없습니다. 예컨대 2001년 3G를 가장 먼저 개시한 일본은 4G로 넘어가서 완전히 주도권을 잃고 말았죠. 다음으로 스웨덴에서 2009년 4G LTE가 탄생했지만, 5G 선점의 영예는 다시 한국이 가져가게 되었습니다. 이대로라면 한국 또한 다음 6G 최초 상용화의 주인공이 되기는 어려운 셈입니다.
 

왜 이런 저주가 내려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한 세대를 처음 상용화하게 되면 그만큼 투자 비용과 위험 부담이 커지게 되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당장 유즈케이스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막대한 인적 기술적 자원들이 투입되다보니, 성과를 보답받기 힘들고 다음 세대를 준비할 여력도 없어지게 되니까요. 그래서 한국에는 이 저주를 깨기 위해 6G를 더 잘 준비해야 하는 책임감도 있습니다.
 

또 하나는 ‘짝수 성공의 법칙’입니다. 지금껏 이동통신기술은 1·3·5G와 같은 홀수 세대에서 최초의 혁신이 일어나고, 다음 짝수 세대가 전 세대의 문제점을 보완해 시장에 안착하는 흐름으로 진행돼왔습니다. 홀수 세대는 하나의 기술로서 주목받고, 짝수 세대는 실제 그 기술을 시장과 산업에 적용해 활용할 수 있게끔 만드는 것입니다. 가령, 손편지를 주고받던 1980년대 처음 나온 1G 기술의 아날로그 휴대폰이란 그야말로 전에 없던 혁신이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음성 전화 중심의 2G 휴대폰이 널리 보급된 것이죠. 이어 3G가 음성전화에서 스마트폰 기반 음악·사진·영상 서비스라는 새로운 기회를 제시했고, 다음 LTE에 이르러서야 이것이 제대로 대중화되었습니다.
 

그렇다면 5G 또한 초고속·초연결·초저지연이라는 한차원 진화된 기술을 선보인 것이고, 이것이 산업 전반에 적용되어 다양한 유즈케이스를 만들 수 있게 되는 때는 6G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물론 지금도 5G를 통해 더 빨라진 스트리밍 서비스와 가상·증강현실(VR·AR) 등이 가능해졌습니다만, 이것이 6G 시대가 되면 자율주행차·스마트팩토리·원격의료 등의 산업적 고도화로 이어질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6G 시대에는 AR 안경을 쓰고 공장에서 자율로봇의 움직임을 모니터링하거나, 물류창고에서 물품의 위치나 수량을 VR 시뮬레이션으로 체크하는 것이 보편화될지도 모릅니다. 당연히 산업 전반의 생산성이 올라가고 비용도 효율화될 것입니다. 또 6G는 5G보다 접속되는 기기 범위가 더 넓어지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IoT 기술들이 일상생활을 넘어 사회전반에 스며들 수 있습니다. 불이 난 현장에 인공지능이 화재로봇을 출동시켜 안전하게 불길을 제압하는 식으로 말이죠.
 

국제전기통신연합(ITU) 등 이동통신 표준기구들은 이미 2030년 6G 상용화를 목표로 한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국제이동통신표준화기구(3GPP)는 당장 올해부터 6G로 가기 위한 5G 진화 버전, 이른바 ‘비욘드 5G’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나라별로 미국, 중국, 일본, 유럽 등이 6G에 출사표를 던지고, 각종 지원 정책과 규제 완화 및 연구개발을 진행 중인 상황입니다.
 

한국의 경우 단말 제조사와 통신사업자들이 6G 연구개발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삼성리서치 내 6G 연구팀을 비롯한 차세대 통신 연구센터를 신설했고, LG전자는 카이스트와 함께 6G 연구센터를 설립했습니다. SK텔레콤은 삼성전자 및 노키아·에릭슨 등과 6G 공동 연구 협업을, KT는 서울대 등과 6G 공동 개발에 대한 컨소시엄을 운영하고 있고요. 이에 발맞춰 정부도 올해 1월 6G 지원책이 담긴 ‘2020년도 과학기술ICT 분야 R&D 사업 종합시행계획’을 발표했습니다.
 

5G라는 씨앗을 잘 뿌려 6G 열매를 제대로 수확하려면, 세계 최초 상용화라는 타이틀에 자만하지 말고 오히려 지금보다 더 열심히 기술 선점에 나서야겠습니다.
 

[권하영 기자 블로그=잇(IT)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