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게임박람회 E3(www.e3expo.com)가 10일(북미 현지시각) 로스앤젤레스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됐습니다. 올해는 차세대 콘솔(비디오게임기) 이슈가 있어서인지 12시 개막전부터 관람객들로 성황을 이뤘습니다.

올해 E3는 간단히 말해 콘솔 잔치였습니다. E3와 함께 세계 3대 게임쇼로 꼽히는 일본 도쿄게임쇼와 독일 게임스컴과 비교해도 콘솔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는데요.

전시장 전면에 콘솔 독점 타이틀 등 유명 시리즈물이 자리를 차지한 가운데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은 전시장 한편으로 밀려난 모양새였지요. 전시장을 잇는 복도 중간에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이 전시돼 있었습니다. 이 때문인지 관람객의 눈길을 끌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기자들 사이에선 북미 시장에서 콘솔이 강세일수밖에 없는 우스갯소리가 회자됐는데요. 프레스센터의 인터넷 회선이 한동안 먹통이 된 덕분입니다. 휴대전화도 불통이었고요. 이 때문에 기사 송고를 포기(?)하는 기자도 속출했습니다. 이처럼 인터넷 인프라가 부실하다보니 자연스레 콘솔 게임을 즐기는 문화가 형성됐다는 국내 기자 나름의 분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E3는 비즈니스 전문 박람회 성격이 강합니다. 지난 2007년과 2008년엔 게임 미디어와 비즈니스 관계자가 아니면 입장이 불가능했습니다. 이후 일반 대중에 문호를 개방했지만 비싼 입장료(약 100만원) 때문에 업계 관계자가 아니면 E3의 문턱을 넘기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E3 현장 열기가 뜨거운 것도 비싼 입장료가 한몫 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E3 첫날, 차세대 콘솔이 공개된 서쪽 전시장(웨스트홀)은 발 디딜 틈 없이 관람객들로 붐볐습니다. 게다가 게임 체험을 기다리는 행렬이 길게 늘어지다 보니 관람객끼리 엉켜 그야말로 스탠딩 콘서트 장에 와있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이에 아랑곳 않고 대다수 관람객들이 게임에 몰입해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남쪽 전시장(사우스홀)은 웨스트홀에 비해 비교적 한산했지만 개막 이후 두어 시간이 지나자 역시 관람객들로 북적였습니다. ‘배틀필드4’ 등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된 대형 타이틀은 최소 두 시간 정도 줄을 서야 게임 체험이 가능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E3 전시장 한편엔 인디아케이드 이벤트도 열렸는데요. 아마추어 게임 개발자들이 만든 게임을 선보이는 자리였습니다. 예전 게임을 재개발한 경우도 있었고 간단하지만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게임도 있었는데요. 국내 지스타는 물론 도쿄게임쇼, 게임스컴에서도 보지 못한 행사인데요. 이런 부분을 여타 게임쇼가 벤치마킹하는 것도 필요해 보입니다.

E3는 행사 규모로만 보면 독일 게임스컴은 물론 한참 후발주자인 중국 차이나조이에도 크게 밀리는 수준입니다.

그러나 주요 게임박람회 가운데 개최 일정이 가장 빠른데다 각종 업체들이 신작과 신기술을 먼저 선보이는 자리로 유명합니다. 업계 관계자가 볼 땐 얻어갈 것이 많은 행사이지요. 수년동안 4만명대에 머물고 있는 관람객 규모에도 E3가 세계 3대 게임쇼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라고 생각됩니다.








댓글 쓰기

저작권자 © 딜라이트닷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