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출산율은 전세계 224개 국가 가운데 221위입니다. 합계출산율 1.17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1.68명을 크게 밑도는데요. 출산율 저하가 국가적 재앙이 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오는 상황입니다.

이는 출산 및 육아에 드는 비용이 큰데다 선진국 대비 빡빡한 업무시간으로 인해 육아부담이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는데요. 정부 지원책에 더해 기업 자체에서도 육아·출산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 중이나 아직 그 효과를 체감하기가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엔 공공기관이나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벤처 기업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데요.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하는 정보기술(IT) 기업의 사례를 소개합니다.

◆‘남자 출산휴가 30일’·‘주 4.5일 근무제’…신생기업의 야심찬 실험

남자 출산휴가 신청이 크게 늘고 있지만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에 한정된 얘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위메프가 남자 출산휴가 지원을 대폭 강화한 ‘슈퍼맘 방지 프로젝트’를 내놔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위메프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지난 7월부터 남성 직원들에게도 총 30일의 출산휴가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현행법상 남성직원의 출산휴가가 3일인 것을 고려하면 배우자가 자녀를 출산한 위메프 남성 직원들은 타사 대비 10배의 휴가를 쓸 수 있는 셈입니다. 유급휴가인 만큼 출산휴가 기간 금전적 부담도 덜 수 있어 긍정적입니다.

다음달부터는 미취학 자녀 1인당 매달 15만원의 보육료 지원 포인트도 전 직원에게 줄 예정입니다. 영유아 자녀가 3명이면 지원금도 45만원으로 증가합니다. 이밖에 난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직원에게 난임시술을 위한 유급휴가와 시술비용도 지원한다네요. 신규 입사자 전원 지급하는 ‘웰컴휴가’ 11일은 입사 후 연차휴가가 쌓이지 않은 신입 및 경력 직원들이 집안일을 돌볼 수 있도록 돕는 제도입니다.

배달의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주 4.5일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월요일 오후로 출근시간을 늦춘 이후 이날 우아한형제들 직원 가운데 상당수는 자녀들의 등원 및 등굣길을 함께합니다. 주말 가족과 여행을 다녀오면서 쌓인 피로도 월요일 오전을 활용해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또 직원의 아내가 임신하면 검진 당일 재택근무 혜택을 제공합니다. 배우자와 함께 병원에 가 산모와 태아의 건강 상태를 함께 확인할 수 있는데요. 어린이날 전후일 가운데 하루를 선택해 쉴 수 있는 것도 우아한형제들 임직원의 특권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임신·출산시 재택근무…여행비용·특별휴가 지원도 이어져

인플루언서(영향력을 가진 개인) 마케팅 플랫폼 기업 오드엠은 임신 혹은 출산 후 직원이 원하는 기간을 정해 한 달간 재택근무를 하는 인사제도를 마련했습니다. 정부 정책으로 운영 중인 임신 기간 단축 근무제 및 출산휴가를 이용한 직원도 별도의 재택근무 신청을 할 수 있는데요. 0.25일 연차(반반차) 제도, 10시 출근제 역시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입니다.

부동산 정보서비스 기업 직방은 매년 최대 2주를 사용할 수 있는 ‘리프레시’ 휴가를 지급합니다. 이 기간 항공료 역시 100만원까지 지원하는데요. 1년간 업무에 몰입한 직원들에게 이 기간만큼은 가족과 시간 및 비용 걱정 없이 오롯이 시간을 보내라는 배려라고 하네요.

숙박 앱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은 주35시간 근무단축제, 점심 식사시간 90분 확대, 매년 50만원 상당의 여가지원 쿠폰 등 복지를 통해 직원들이 가정에 충실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IT·벤처 산업은 전통산업과 달리 단순 근무시간의 양과 생산성이 정비례하지 않는다”며 “IT 중견·벤처들의 육아지원 복지 성공사례가 쌓일수록 이에 동참하는 기업들도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습니다.

[이대호 기자블로그=게임 그리고 소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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