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해 전 ‘리니지2레볼루션’으로 모바일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시장이 활짝 열렸고 ‘리니지M’, ‘검은사막모바일’, ‘뮤오리진2’의 잇단 성공으로 국내에서 MMORPG 대(大)전성시대가 열렸습니다. ‘카이저’, ‘이카루스M’ 등의 MMORPG도 매출 최상위권에 한동안 머물렀는데요. 한동안 MMORPG의 위세가 대단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MMORPG 대세론’을 거스르는 게임이 나타났습니다.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의 ‘에픽세븐’입니다. 이 게임은 지난달 30일 출시된 이후 꾸준히 구글플레이 최고매출 4위를 유지 중입니다. 지금은 톱10 내에서 중장기 흥행도 노려볼만한 위치에 있습니다. 

에픽세븐은 마니아층을 겨냥한 턴제 기반의 2D캐릭터 게임인데요. 캐릭터 개성이 부각되는 이른바 2차원 게임들이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지만 에픽세븐이 MMORPG를 제치고 한동안 최고매출 4위를 유지할 줄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습니다. 스마일게이트 측도 적잖이 놀란 눈치입니다.

이번 에픽세븐의 흥행으로 시장 유행을 거스르더라도 콘텐츠를 잘만 설계하고 만들면 마니아 게임도 크게 성공할 수 것이 증명됐는데요. 모바일 시장에서 성공 방정식이 따로 정해져있지 않다는 게 재차 입증된 셈입니다.

이와 관련해 스마일게이트에 에픽세븐의 성공 요인에 대해 물었습니다. 회사 측은 이 같이 답했습니다.

◆‘캐릭터마다 의미부여’ 버릴 캐릭터가 없다

스마일게이트에 따르면 에픽세븐의 캐릭터는 낮은 등급부터 높은 등급까지 캐릭터 하나하나에 많은 노력을 투자해 제작됐습니다. 개발사인 슈퍼크리에이티브 측은 신작 발표회 당시 “2D 모바일게임 퀄리티의 극한”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친 바 있습니다.

여타 게임에선 낮은 등급 캐릭터는 진화, 강화를 위한 재료로 쓰이는 것이 일상다반사인데요. 스마일게이트 측은 “낮은 등급(3성)의 캐릭터라 하더라도 각각 독자적인 스킬 이펙트와 애니메이션 연출을 가지고 있으며 스킬구성과 유저의 성향에 따라 높은 등급의 캐릭터보다 좋은 효율을 보이는 캐릭터들도 많다”고 강조했습니다.

캐릭터 간 인연 콘텐츠도 눈에 띄는 지점입니다. 모든 캐릭터들이 캐릭터 사이의 인연을 바탕으로 한 개별 스토리를 가지고 있어 특정 기간별로 진행되는 ‘서브 스토리’ 콘텐츠를 통해 해당 캐릭터를 실제 즐겨볼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모든 캐릭터가 각각의 팬층을 보유했다는 게 회사 설명입니다. 인연 콘텐츠를 완료하면 높은 등급의 캐릭터를 얻을 수 있어 과금 부담을 낮추는 요소로도 작동됩니다.

물론 에픽세븐은 캐릭터 뽑기를 중심으로 설계돼 과금 요소가 적지 않은 게임입니다. 이용자 입장에선 과금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인데요. 출시 이후 지금까지 분위기를 본다면 과금 압박을 이기지 못한 이용자보다는 콘텐츠에 만족해 흔쾌히 지갑을 연 이용자들이 많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따라가기만 하는 게임 아냐’ 숨겨진 요소 많다

스마일게이트는 에픽세븐에 ‘숨겨진 요소가 많다’는 점도 성공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정해진 스토리에 따라 스테이지를 완료하며 캐릭터들을 육성시키는 ‘모험 콘텐츠’는 턴제 RPG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인데요.

대부분의 턴제 RPG에서 캐릭터 성장만을 위한 스테이지의 반복인 반면 에픽세븐에선 이용자들이 직접 길을 찾고 다양한 보상과 숨겨진 스토리를 발견할 수 있는 ‘미궁 스테이지’를 넣어 차별화를 추구했습니다. 

MMORPG의 마을처럼 탐험을 하며 특별한 추가 이벤트 즐길 수 있는 ‘대도시 스테이지’ 등 이용자들의 선택에 따라 다양한 결과와 추가적인 보상이 뒤따르기도 합니다. 정통적인 영웅 서사를 바탕으로 한 짜임새 있는 스토리도 몰임감을 극대화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입니다.

과연 에픽세븐이 ‘MMORPG 빅3’가 버티는 가운데 매출 순위를 더 끌어올릴 수 있을까요. 조만간 적용될 대규모 업데이트가 주목됩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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