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 엔씨)의 2019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은 한마디로 ‘리니지2M 컨콜’이었습니다. 엔씨 간판 게임이 된 리니지2M 출시 이후 첫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인 탓에 증권연구원(애널리스트)들의 질문이 집중됐습니다. 회사 측의 자신감에 찬 발언도 더해졌고요. 

이날 컨콜 내용을 간단히 종합하면 ‘리니지2M은 리니지M보다 확실히 세다’는 것입니다. 출시 직후 폭발적으로 매출이 증가했다가 안정화 단계에서 급하게 내리막을 탔던 전작과 달리 리니지2M은 완만한 안정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도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젊은 이용자층, 새로운 이용자층이 유입됐다는 사실도 회사 입장에선 낙관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모바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리니지2M의 하루 평균 매출은 41억원입니다. 작년 11월27일부터 올해 1월31일까지 구글플레이, 애플 앱스토어 집계를 합산한 추정치인데요. 현재 하루 평균 23만명이 리니지2M을 플레이하고 있으며 이는 리니지M보다 2배 가량 높은 수치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리니지M보다 더 세다는 사실을 외부 시장조사 자료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7년에 출시된 리니지M만 해도 경쟁사들이 아직도 넘지 못한 고지인데, 이제는 그보다 더 높고 넘어서기가 힘든 산이 출현했습니다. 리니지를 MMORPG가 아닌 ‘리니지’라는 별도 장르로 구분하던 웃지 못 할 업계 상황이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기도 합니다.

당초 올해 하반기 출시로 알려진 엔씨 신작들도 언제 나올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회사 측이 “내부 상황에 따라 출시 시점에 대해 전략적인 판단을 하겠다”고 밝힌 까닭인데요. 리니지2M의 매출 흐름에 따라 향후 신작 출시 일정이 구체화되리라 추측할 수 있겠습니다.

엔씨는 현재 리니지2M 이용자들이 비슷한 장르의 중소 게임에서 넘어왔다고도 자체 분석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리니지 형제가 잘나가는 동안, 중소 업체들 입장에선 계속해서 악몽을 꾸는 상황이라 짐작할 수 있는데요.

다만 1,2위 리니지 형제를 따로 떼어놓고 보면 사실상 매출 1위라고 볼 수 있는 구글플레이 3위부터 중국산 게임이 눈에 띕니다. 

12일 구글플레이 매출 기준 3위 라이즈오브킹덤즈에 이어 4위에 기적의검이 올랐습니다. 중국산 게임들의 시장 경쟁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두 게임 모두 국내 업체만큼 이용자들을 살뜰히 챙기거나 이벤트에 크게 공들이지 않는데도 순위가 이렇게 나온다는 것은 게임 자체의 재미가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어쨌거나 지금 상황에서 리니지2M의 독주는 가늠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상당히 오래가리라는 것은 알 수 있습니다.

그 사이 리니지M도 앱마켓 매출 2위 자리를 지킬까요. 경쟁사 입장에선 리니지2M보다는 현실적인 목표인데요. 이 추세라면 중국산 게임들이 리니지M을 넘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되면 그야말로 안방 시장의 절반을 내주게 되는 상황인데요. 한국 업체들이 분발할지 아니면 엔씨가 1,2위 철통방어에 성공할지 주목됩니다.

[이대호기자 블로그=게임 그리고 소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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