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가 SW사업자신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류한 ‘SW천억클럽’을 발표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미 올 상반기 실적이 나온 시점이지만, 2017년 기준 각 업종별 매출액과 영업이익, 직원수, 연구개발(R&D) 비용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자료인 만큼 국내 SW현황을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SW천억클럽에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패키지SW 업체 뿐만 아니라, 시스템통합(SI)이라 부르는 IT서비스업체, 인터넷 서비스, 게임 등 다양한 영역의 업체까지 광의의 SW업체로 묶여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유명 벤처캐피털리스트인 마크 앤드리슨이 2011년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왜 SW가 세상을 집어삼키고 있나(Why SW is eating the world?)’라는 칼럼 제목처럼 사실 SW을 빼놓고는 비즈니스를 논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따라서 게임이라는 SW를 만드는 게임업체를 SW업체로 포함시킬 것인가 말 것인가라는 논의는 잠시 넣어둬도 될 듯  싶습니다.

 

협회에 따르면 조사 기업 대상을 선정할 때 SW사업자신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자공시시스템, 중소기업현황정보시스템, 한국게임산업협회 등의 기업정보서비스를 모두 리스트업하고 ▲시스템통합(SI) ▲IT솔루션 ▲게임 ▲컨설팅 ▲아웃소싱 ▲IT인프라솔루션 ▲임베디드 ▲인터넷 서비스 등 8개의 업종으로 나눠서 조사합니다. IT 솔루션 유통, 네트워크 하드웨어 관련 업종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8개 각 업종별 선두업체는 어디일까요?

 

우선 SW천억클럽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SI입니다. SI업체 가운데선 삼성SDS가 1위를 기록했습니다. 삼성SDS의 2017년 매출은 9조2992억원이며 직원수는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한 1만2958명이었습니다.

 

그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곳은 인터넷 서비스입니다. 예상하셨다시피 1위 기업은 네이버입니다. 네이버는 지난해 4조6784억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직원수는 2793명입니다.

 

SW업종 가운데 세 번째로 높은 매출은 게임에서 나옵니다. 게입업체 가운데 매출이 가장 높은 곳은 넷마블로 지난해 1조6687억원을 기록했네요.다만 넥슨코리아와 네오플의 매출을 합치면 게임업체 1위가 됩니다. 넥슨은 지난 2009년 네오플을 인수해 사실상 같은 회사이나 각자 법인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실적도 따로 잡혔습니다. 네오플은 지난해 1조1495억원, 넥슨코리아는 1조297억원을 기록해 양사 매출을 합치면 2조원이 넘습니다.

 

IT솔루션 업체 가운데선 독일계 SW업체인 SAP코리아가 1위를 기록했습니다. SAP는 지난해 388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주목할 만한 점은 전년 대비 인원이 대폭 늘었다는 것입니다. 2016년 SAP코리아 직원수는 297명이었는데 지난해는 450명으로 늘었습니다.

 

아쉽게도 한국오라클이나 한국마이크로소프트(한국MS)와 같은 또 다른 외국계 SW업체의 경우 국내에서 유한회사 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에 매출과 같은 경영실적을 현재로선 공식적으로 알 방법은 없습니다. 만약 이들 업체가 포함된다면 이 순위는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또 다른 외국계 기업인 한국IBM(7886억원)은 SAP코리아보다 매출은 높았으나 주업종이 SI로 잡혔습니다. 

 

국내 업체 가운데 IT솔루션 업체 1위는 놀랍게도(?) 코스콤입니다. 코스콤은 한국거래소(KRX) 산하 기관으로 증권 및 파생상품시장과 증권회사 등 금융업계의 전산 인프라를 구축, 운용하는 업체입니다. 코스콤은 지난해 269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네요.

 

IT솔루션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업종은 아웃소싱 분야로 이 업계 1위는 진두아이에스입니다. 진두아이에스의 지난해 매출은 1190억원입니다.

 

그 다음으로 컨설팅 분야 1위는 아이티센입니다. 아이티센은 최근 공공 정보화 사업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중견 IT서비스업체로 최근엔 콤텍시스템을 인수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아이티센은 SI가 주력사업인줄 알았는데 의외로 컨설팅으로 분류돼 있네요. 아이티센의 지난해 매출은 154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밖에 IT인프라솔루션과 임베디드 분야 1위는 각각 네이버시스템과 한컴MDS로 분석됐습니다. IT인프라솔루션 분야 1위인 네이버시스템(neighbor system)은 네이버와는 관계없는 회사입니다. 이 회사는 지난 1998년 설립돼 전통적으로 교통, 모바일, 공간정보SW 분야에서 확고한 위치를 점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590억원이며 직원수는 347명입니다.

임베디드 분야에선 한컴MDS가 1위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매출은 1489억원입니다. 한글과컴퓨터그룹의 계열사인 한컴MDS는 자동차, 항공, ATM 등에 들어가는 SW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한편 지난해 각 업종별 매출총액 추이(매출액 300억원 이상 기업)를 살펴보면 ▲SI가 29조4100억원(5.3%), ▲인터넷서비스 11조2400억원(19.2%), ▲게임 9조7900억원(26.4%), ▲IT솔루션은 7조4100억원(8.7%), 아웃소싱은 9400억원(8.7%), ▲컨설팅 5700억원(5.8%), ▲IT인프라솔루션은 4200억원(△3.9%), ▲임베디드 4100억원(8.9%)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게임과 인터넷 서비스의 매출 증가율이 가장 높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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