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IT인프라 영역에서의 최신 트렌드를 살펴본다면 크게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로의 이전 및 온프레미스 기반의 프라이빗 클라우드, 그리고 이 둘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더 나아가 여러 개의 퍼블릭 클라우드, 즉 멀티 클라우드와 프라이빗 클라우드와의 조합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전통적인 IT인프라 관리·운영에서 벗어나 보다 민첩한 데이터센터 현대화가 진행되고 모양새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의 성장세만 보더라도 기업의 모든 IT인프라를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로 옮기기는 여전히 불가능하다고 여겨진다. 

 

전사적자원관리(ERP)나 공급망관리(SCM) 등 기업의 핵심 업무가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로 넘어간다고 해도 기업 내 온프레미스(on-premise) 영역에서 관리되는 부분이 있기 마련이다.

 

하이퍼컨버지드인프라스트럭처(HCI)가 노리는 부분은 바로 이 지점이다.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와 같이 민첩한 IT인프라 구성 및 운영이 가능하되, 기업 내부의 온프레미스 시스템으로 운영돼야 하는 영역의 중간 지점에 HCI가 존재한다.

델 EMC 관계자는 “최근 기업의 화두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혁신)의 3개 하부 요소인 IT혁신, 워크포스 혁신, 보안 혁신 가운데 IT혁신이 선행돼야 하는데 HCI는 가장 신속하고 간편하게 이를 실현시켜주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최근 많은 기업이 처음 설계하는 IT인프라부터 HCI를 적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를 통해 소프트웨어 정의 데이터센터(SDDC)를 구축하는 셈이다. 대표적으로 람정제주개발이 개발한 복합리조트 제주신화월드가 이에 해당한다.

 

지난해 프리미엄 리조트 콘도미니엄과 서머셋 제주신화월드, 신화테마파크를 연 제주신화월드는 2019~2020년까지 호텔, 쇼핑, 라이언스게이트 무비월드 등 단계별로 시설을 확장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비즈니스를 원활히 운영하기 위한 유연한 IT 인프라가 요구됐다. 

 

람정제주개발은 약 84종의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을 무리 없이 작동시키고 각각의 비즈니스 현장 사무실과 원격 사무실의 업무를 매끄럽게 운영하기 위해 대규모의 SDDC를 구축하기로 결정하고 HCI를 도입한 사례다.

 

제주신화월드의 SDDC는 전 직원들 대상으로 한 가상데스크톱환경(VDI)을 비롯해 전사적자원관리(ERP)나 자산관리시스템(PMS), 수입관리시스템(IMS), POS, 티켓팅 등 호텔과 테마파크의 전체 시스템을 지원하고 있다.

 

람정제주개발은 “HCI를 통해 진보된 SDDC 환경을 확보해 경쟁력을 강화했다”며 “시설과 서비스, IT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해 최상으로 유지해 방문객들에게 프리미엄 수준의 여가 및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SDDC를 넘어 사물인터넷(IoT) 시대로 진입하면서 HCI의 활용도는 더 커지고 있다. 바로 엣지컴퓨팅의 급부상 때문이다. 호주의 한 화력발전소는 시설에 존재하는 수천대의 고화질 4K 카메라에서 쏟아내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 처리를 위해 HCI를 활용하고 있다. 만약 이 데이터를 중앙에 있는 데이터센터로 보내서 처리하려면 비용과 시간 부담이 커진다.

 

HCI는 중앙 데이터센터 혹은 클라우드를 연결해주는 엣지 컴퓨팅 역할을 하고 있다. 고객에 맞는 적절한 기술 제공이 가능하고, 인프라의 단순화를 통해 사일로(장벽)을 제거하고 민첩성을 향상시켜 IT부서가 디지털 조직에서 새로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실제 HCI 시장의 성장세는 60~70%로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의 성장률보다 높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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