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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듯 다른 클라우드, 네이버 vs NHN엔터테인먼트

통신방송 19.01.25 11:01

한때 한 지붕 아래서 동고동락하던 네이버와 NHN엔터테인먼트(이하 NHN엔터)가 최근 클라우드 시장에서 묘한 긴장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각각 국내 최대 포털과 게임을 운영하던 서비스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 대표 클라우드 서비스로 자리매김하려는 모양새입니다. 

향후 일본, 미국 등 해외 시장으로 확장하려는 모습까지 비슷합니다. 간편결제, 음원, 웹툰, 게임 등에서의 경쟁이 기업용 클라우드 시장까지 확대되는 셈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네이버와 NHN엔터테인먼트를 헷갈려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심지어 아직 같은 회사인줄 아는 경우도 많아 네이버를 선택하려던 고객이 NHN엔터를, NHN엔터를 찾던 고객이 네이버로 가는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고 합니다. 정확하게는 네이버에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네이버 IT인프라를 관리하는 자회사인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이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주체입니다.

두 회사를 헷갈리게 하는 것은 사명입니다. 2000년 게임업체인 한게임과 검색 포털인 네이버(NHN)가 합병하면서 2011년 NHN(Next Human Network)이라는 회사가 출범했습니다. 그러다가 2013년 게임사업 부문이 인적분할 방식으로 NHN엔터로 떨어져 나오면서 2개의 회사가 됐습니다. NHN은 네이버로, 분할된 회사는 NHN엔터로 사명을 바꾼 것이지요. 
 

2014년 서로 지분 관계도 모두 정리하면서 공식적으로 완전히 남남이 됐습니다. 다만 NHN엔터가 오는 3월 주주총회를 통해 다시 회사명을 ‘NHN’로 바꿀 예정이라고 하니, 또 다시 혼선이 빚어질 수도 있겠네요.

 

다시 클라우드 얘기로 돌아가자면 현재 네이버는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NCP)’, NHN엔터는 ‘토스트 클라우드(Toast cloud)’라는 브랜드로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컴퓨팅 파워, 스토리지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형 인프라(IaaS)부터 플랫폼(PaaS), 소프트웨어(SaaS)까지 각 분야별 서비스 구성요소는 대동소이해 보입니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먼저 출시한 것은 NHN엔터입니다. 2014년 공식 런칭하면서 주로 게임 등 내부 서비스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확장했고, 외부 영업을 시작한 것은 2015년입니다. 네이버의 경우는 이보다 2년 뒤인 2017년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네이버의 경우 일부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자체 개발한, NHN엔터는 오픈소스 클라우드 플랫폼인 ‘오픈스택’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최근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HNN엔터 는 “오픈스택을 기반으로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우리가 유일할 것”이라며 “3년 내 오픈스택 기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리더가 될 것으로 자신한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공략 대상도 비슷합니다. 현재 NHN엔터는 500여곳 이상 고객사를, 네이버는 밝히고 있진 않지만 수백~많게는 세자릿수 이상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네이버는 올해 공공과 금융, NHN엔터도 쇼핑과 금융 분야에 초점을 맞출 예정입니다. 양사 모두 그동안 운영해온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 게임 등을 엔터프라이즈 영역으로 확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양사 모두 정부부처, 공공기관 등에 민간 클라우드 제공하려면 필수인 ‘클라우드 보안인증’을 지난 2017년(네이버가 2월, NHN엔터가 12월)에 받았습니다. 네이버는 현재 공공기관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LG유플러스 평촌센터, NHN엔터는 판교 플레이허브의 토스트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서 제공하고 있습니다.
 

올해부터 민간 클라우드 이용이 자유로워진 금융 분야 역시 양사의 공략 대상입니다. 금융 분야는 비단 클라우드 뿐만 아니라 IT업계가 가장 공략하고 싶어하는 대상입니다. 기 구축된 레거시 IT인프라가 견고하고, 민감한 금융정보를 취급하기 때문에 보안 및 안정성에 대한 요구수준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금융권 고객을 확보한다면 다른 분야 고객 유치는 더 쉬워집니다.
 

최근 네이버는 코스콤을, NHN엔터는 KB금융그룹과 제휴를 맺으면서 이 시장에 한층 더 다가서고 있습니다. 우선 네이버는 코스콤과 손잡고 올 상반기 중 여의도 코스콤 데이터센터 내 ‘금융 클라우드 존’을 구축해 증권 등 클라우드 고객을 적극 유치할 방침입니다. 이미 한국은행, 삼성카드, 미래에셋대우 등의 금융권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이번 클라우드 존을 통해 시장 공략을 강화합니다. 양사는 7년의 파트너십을 맺고, 당장 코스콤의 서비스 일부를 네이버 클라우드로 이전할 것으로 알려집니다.
 

NHN엔터 역시 최근 KB금융그룹과 제휴를 맺으면서 금융권 고객 잡기에 나섰습니다. KB금융그룹의 협업 플랫포 ‘클래용(CLAYON)’이 현재 NHN엔터의 토스트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내 별도의 프라이빗 클라우드 인프라 형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클래용은 원래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인프라에서 런칭됐지만, 민감한 개인정보를 고려해 개발환경은 AWS에서, 핵심시스템은 토스트 클라우드에서 돌아갑니다. 

 

한편 두 회사 모두 올해 글로벌 진출도 본격화할 방침입니다. 네이버는 네이버 및 라인 서비스에서 활용 중인 글로벌 인프라를 기반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미국, 홍콩, 일본, 유럽 등이 그 대상입니다. NHN엔터도 올해 2월과 5월 각각 일본 도쿄와 북미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글로벌 리전을 구축할 예정입니다. 일본의 경우, 현지기업을 타깃으로 한 비즈니스를 펼칠 방침이라고 합니다.
 

현재 상황에서 양사의 대결구도보다 중요한 것은 글로벌 외산기업과의 경쟁에서 주도권을 찾는 일입니다. 데이터 주권이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클라우드 공룡들에게 시장을 모두 내어주는 것보다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가 서로 돕고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모습을 볼 수 있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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