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시스템 사업을 수행한 금융사가 시스템 오픈 후 거치는 통과의례가 ‘개통식’으로 불리는 행사다. 이 행사에는 시스템 구축을 수행한 수행사와 사업을 발주한 금융사 관계자들이 모여 시스템의 성공적 개발과 운영을 자축한다.

통상 금융사의 차세대시스템 개통식은 안정화 작업이 끝난 1개월에서 2개월 사이에 열게 된다. 개통식을 한다는 것은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오픈됐으며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대외에 선언하는 의미를 가진다. 이른바 새로운 시스템이 정착됐다는 것을 ‘공식화’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는 반대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다는 의미도 가진다. 안정화 기간에 장애가 발생하면 안정화의 과정 중 하나라는 이유가 통하지만 오픈식 이후의 장애는 말 그대로 장애다. 특히 막 시스템을 오픈한 후 벌어지는 사고에 대해서 금융IT업계에선 유독 엄격한 잣대로 보곤 한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시스템을 오픈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오픈식은 언제가 될지 관심이다. 

하지만 다른 의미에서 이들 은행은 이미 오픈식을 거행했다. 케이뱅크는 4월 3일 광화문에서 오픈식을 진행했으며 카카오뱅크도 7월 27일 서울 반포동 세빛둥둥섬에서 오픈식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는 통상의 시스템 오픈식과는 궤를 달리한다. 두 은행 다 신설 은행인 만큼 각 은행의 오픈식은 은행 출범 자체에 보다 큰 의미를 두었다. 

차세대시스템이라는 것이 기존 시스템을 버리고 새로운 시스템으로 갈아탄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오픈식이라는 것을 거행하지만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에 이러한 잣대를 적용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현재로선 양 은행 모두 시스템 차원의 별도 오픈식은 계획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은행 오픈과 시스템 오픈이 사실상 동일한 의미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양 은행의 IT시스템은 이전부터 오픈해 테스트 과정을 거쳤지만 본격적인 대외 서비스와 은행 오픈시기가 겹치는 만큼 바로 실전에 투입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T측면에서 시스템 오픈과 관련한 행사의 부재는 생각해볼만 하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스스로 시스템에 대한 ‘설명회’를 한번 개최하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본다. 

케이뱅크는 여태까지 국내 계정계 도입 사례가 없는 프레임워크를 도입했고 카카오뱅크는 x86 주전산시스템과 오픈소스의 대거 도입을 진행한 바 있다. 

두 은행이 여태까지 시중은행이 걸어오지 않은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은 분명하다. 

스스로 혁신을 말한다면 폐쇄적인 과감히 드러내고 공론화를 시키는 것도 IT시장에서 새로운 변화의 바람으로 작용할 것이다. 자신들만의 오픈식이 아닌 대중 및 업계를 향한 설명회를 통해 또 다른 길을 걷는 것은 어떨지 제안해본다.

저작권자 © 딜라이트닷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