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둘러싼 시장의 열기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처음 금융당국이 제3인터넷전문은행 인가 과정에 나선 이후 굵직한 사업자로 대두되던 네이버와 인터파크 등 ICT기업들이 인터넷전문은행업에 진출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제3인터넷전문은행 흥행에 빨간 불이 켜지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신한금융과 토스의 인터넷전문은행 도전 발표에 이어 19일에는 하나금융그룹과 SKT-키움그룹이 제3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도전한다고 밝히면서 갑작스럽게 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8월, 정부는 ICT업계의 요구를 들어 산업자본의 인터넷은행 지분참여 요건을 완화하는 ‘은산법’까지 개정했지만 정작 ICT업계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우여곡절 끝에 국회의 문턱을 넘은 ‘인터넷전문은행법’도 효용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 법안에는 상호출자제한대상 기업집단은 공정거래법상 은행 지분을 10% 초과해 보유할 수 없지만 ICT 부문이 주력이면 인터넷은행 지분을 10% 넘게 보유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네이버 등 ICT기업의 외면은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시장의 비관적인 생각을 반영하기도 했다. 

그러나 신한금융과 토스, 하나금융그룹과 SKT-키움그룹이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에 도전장을 내면서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지던 제3인터넷전문은행 출범에 다시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이번 제3인터넷전문은행 출범에는 기존 금융사들의 역할이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비금융회사의 은행업 진출을 통해 혁신을 꾀해 보겠다는 금융당국의 복안과 달리 이번 제3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둘러싼 시장에서는 기존 금융사들의 참여가 부각되고 있다. 

이번 제3인터넷전문은행 출범에 출사표를 던진 신한금융과 토스, 하나금융그룹과 SKT-키움그룹 컨소시엄에 구체적으로 어떤 기업들이 참여할 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표면적으로 볼 때 비금융 사업자가 사실상 눈에 띠지 않는다. 토스조차도 이미 송금 서비스 분야의 1위 기업인 동시에 최근 보험 대리점 사업에도 뛰어 드는 등 사실상의 금융 서비스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번 제3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은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이라는 국내 대형 금융그룹의 시장 참여라는 점 외에는 크게 주목할 만한 사항이 없어 보인다. 1기 인터넷전문은행에도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이 각각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했긴 하지만 각 인터넷전문은행에 있어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의 이번 인터넷전문은행 참여는 이전과는 다른 무게감을 가진다. 카카오뱅크가 초기에 선전할 수 있었던 것도 카카오의 혁신 역량도 중요했겠지만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자금력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마찬가지로 시장의 시선은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이 없다면 컨소시엄으로서의 중량감이 받쳐주지 못했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물론 토스와 SKT의 역할이 작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SKT의 경우 대기업으로서 지분 확보에 제한이 있는 상황이다. 토스 역시 얼마만큼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을지 관건이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이 지분확보에 어려움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국 인터넷전문은행이 기존 은행권의 이중대로 전락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금융당국은 이번 제3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이후 추가적인 인가는 당분간 없을 수 있다는 점을 내비치고 있다. 애초에 다수의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예고했던 것에서 벗어나 이번 정부에서는 기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를 포함해 최대 4개의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 은행들이 과연 국내 금융권에 새로운 활력을 제공할 지 아니면 얼굴마담으로서 역할에 만족할 지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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