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Untact; 비대면)라는 단어는 코로나19로 우리 사회의 톱니바퀴가 멈춘 상태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단어 중 하나가 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즉,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지역사회 감염 차단을 위해 실시되고 있는 캠페인이 정부차원의 독려와 사회적 움직임이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행사 및 모임 참가 자제, 외출 자제, 재택근무 확대 등이 이뤄지고 있다. 

사실상의 오프라인 활동이 제한되면서 그 대안으로 온라인, 즉 비대면을 통한 사회생활의 대체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이제 사람들은 온라인 e커머스를 통해 생필품을 주문하고 금융업무도 비대면 채널을 통해 처리한다. 기업의 업무도 재택근무 등이 활성화되면서 온라인으로 처리되고 있는 상황이다. 은행을 예로 들면 인터넷 뱅킹과 모바일 뱅킹을 통해 대부분의 업무 처리가 가능하다고 홍보하고 있다. 

오프라인의 문제를 온라인으로 해결하기 위한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마스크앱’이 대표적이다. 마스크 5부제 구매가 본격화되면서 사람들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주변 약국의 마스크 판매 상황을 알 수 있게 됐다. 아직 마스크 공급물량에 비해 수요가 많아 약국 앞에서의 줄서기가 사라지진 않았지만 적어도 약국 앞에서 허탕을 치는 일은 덜어지게 됐다. 

하지만 이러한 비대면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이 있다. 스마트폰 등 스마트 디바이스에 익숙지 않은 중장년층, 시각장애인 등 이른바 ‘디지털 고아’다. 

이미 우리는 뉴스 등을 통해 스마트폰 사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중장년층이 마스크앱을 사용하지 못해 발품을 팔아 약국을 전전하는 화면이나 사진을 보고 있다. 이들에게 마스크앱은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마찬가지로 은행업무 등을 보는데도 스마트폰이나 키오스크에 익숙지 않은 이들에게 최근의 언택트 문화는 불편하기 그지없다. 

정부 및 지자체 차원에서 중장년층에 대한 스마트 디바이스에 대한 교육 등이 진행되고 있지만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결국 최근 디지털 문화와 기술에 소외되었던 사람들이 갑자기, 그리고 충격적으로 다가온 언택트 문화로 인해 더욱 소외되는 ‘디지털 고아’가 가속화될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디지털 고아(Digital Orphan)는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즉 어린 시절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한 세대의 대척점에 있는 단어다. 온라인은 그동안 오프라인의 보조재에 머물렀지만 전자상거래 등의 발전으로 이제 보조재가 아니라 주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시대다. 

여기에 코로나19는 온라인으로의 생활을 강요하고 있다. 여기서 소외된 디지털 고아에 대한 보다 깊은 고심이 필요한 이유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재택근무와 순환근무가 권장되고 있지만 이에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기업은 여전히 많다. 다만 기업의 경우 각종 규제와 법제도 탓에 어쩔수 없이 디지털 고아가 되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재택 근무를 위한 망분리 완화, 외부에서의 민감정보 접근 등 코로나19는 새로운 고민을 기업은 물론 정부에게도 던져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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