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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 자금수혈, 해법?…팬택, 지속 가능 위해 필요한 것은

디바이스세상 14.06.30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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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 채권금융기관협의회의 팬택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 연장 여부 결정시한이 5일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3월5일 팬택 채권단은 팬택의 워크아웃을 개시하며 지난 6월4일까지 3개월 시한을 뒀다. 유예기한은 1개월로 정했다. 유예기간 마감은 오는 7월4일이다.


채권단은 팬택 워크아웃 지속 조건으로 10대1 무상감자 뒤 4800억원 출자를 계획 중이다. 4800억원은 금융권이 3000억원 통신 3사가 1800억원을 부담하도록 할 방침이다. 통신사 몫 1800억원은 SK텔레콤 1000억원 KT 600억원 LG유플러스 2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팬택은 지난 1991년 설립된 휴대폰 제조사다. 국내 휴대폰 점유율 3위다. 무선호출기 일명 삐삐로 시작해 현대 SK텔레콤 등의 휴대폰 사업을 인수하며 덩치를 키웠다. 최전성기 연간 매출액 3조원을 기록하며 중소기업 성공 사례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007년 사업 확장에 따른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창업주 박병엽 전 부회장은 모든 지분을 내놨고 지난 2011년까지 1차 워크아웃을 겪었다. 2012년 기업 정상화 뒤 상반기는 흑자를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 2012년 3분기부터 2014년 1분기까지 7분기 연속 적자다. 2차 워크아웃 직전인 작년 11월 지분 처분에도 불구 최고경영자(CEO)직을 유지했던 박 전 부회장은 직원 30% 구조조정을 실시한 뒤 회사를 떠났다.

팬택 채권단은 ▲산업은행(지분율 11.81%) ▲농협(5.21%) ▲우리은행(4.95%) ▲신용보증기금(4.12%) ▲하나은행(3.49%) ▲수출입은행(2.78%) ▲신한은행(2.55%) ▲국민은행(1.75%) ▲대구은행(1.16%) 등 9개 금융기관으로 구성돼있다. 주채권은행은 산업은행이다. 이들의 지분율은 총 37.92%다. 팬택 최대주주와 3대 주주는 각각 퀄컴(지분율 11.96%)과 삼성전자(10.03%)다. 이들은 경영에 참여를 하지 않고 있다. 새마을금고와 신용협동조합의 지분율은 각각 12.07%와 4.67%지만 단위 지분 총계라 영향력이 적다.

팬택의 주주 구성은 1차 워크아웃과 정상화를 거치며 변했다. 팬택은 2007년과 20013년 각각 20대1과 4대1 무상감자를 실시했다. 팬택의 주식가치는 1차 워크아웃과 현재를 비교하면 80분의 1로 줄었다. 퀄컴과 삼성전자는 1차 워크아웃 종료 직후인 2013년 2월과 6월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주주와 3대 주주가 됐다.

채권단이 구상하고 있는 워크아웃이 실행되면 어떻게 될까. 팬택은 지난 1분기 기준 자본잠식 상태다. 팬택의 자본금은 2640억8483만2000원이다. 10분의 1 감자를 하면 약 264억원이 된다. 여기에 4800억원 출자가 들어오면 자본금은 다시 5000억원 가량으로 늘어난다. 이 과정을 통해 부채는 거의 사라지고 새 출자자로 나선 은행권과 통신사의 지분율이 올라간다. 현 지분율은 아무 의미가 없다. 그러나 현 채권단이 여전히 최대주주 노릇을 하는 것은 변함없다.

그러나 목숨을 부지하는 것과 지속적인 생존은 상관관계가 없다. 금융권의 워크아웃 방법대로다면 사실상 팬택의 독자생존은 어렵다.

통신사가 1800억원 출자를 두고 장고를 하고 있는 것도 그래서다. 팬택의 생존을 위한 첫 단추는 매출 증가다. 현재 통신사가 갖고 있는 팬택 스마트폰 재고는 60~70만대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대당 50만원으로 환산하면 3000~3500억원 정도다. 팬택의 지난 1분기 매출액은 2958억원. 분기 매출액과 맞먹는 규모의 재고가 유통에 묶여있다. 개통이 어느 정도 이뤄져야 신규 공급이 가능하다. 시장 상황과 팬택 점유율을 감안하면 너무 많다. 유통이 이를 감당하고 주문을 넣더라도 한계는 온다. 통신사 입장에서는 1800억원 출자를 한 뒤에도 팬택 재고를 털기 위한 노력과 일정 매출을 책임져야 한다. 통신사가 산소 호흡기를 대주는 순간 병원비까지 통신사 몫이 된다. 그것도 완쾌될 때까지다.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다.

매각은 어떤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따지지 않더라도 3000억원 이상 필요하다. 구주를 인수하더라도 신주를 발행하더라도 최대주주가 되기 위한 최소액이다. 금융권 출자 지분을 앞서기 위해서는 말이다.

매입한 기업이 이 돈을 들여 살 수 있는 가치는 팬택의 국내 시장 점유율과 제품경쟁력이다. 불확실한 가치다. 국내 시장 점유율은 허상이다. 팬택이 팬택이 아닌 순간 통신사는 팬택에 대한 의무가 사라진다.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무한 경쟁을 할 수 있게 된다. 국내 소비자는 애플을 제외한 해외 업체에 인색하다. 제품 경쟁력은 뭔가 아쉽다. 팬택을 인수한 기업은 한국에서만 승부를 하기 위해 팬택을 사는 것이 아니다. 팬택의 위기는 해외 부진이 컸다. 분명 팬택은 디자인과 기술력 강점을 지녔다. 그러나 브랜드 인지도가 낮다. 삼성전자 애플 외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고전하는 것은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다. 브랜드 때문이다. 레노버가 모토로라를 인수한 것과는 다르다.

결국 팬택의 생존을 위해서도 매각을 위해서도 통신사보다는 금융권과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통신사에게 공을 넘기는 것이 아닌 금융권의 책임 있는 태도가 요구된다. 책임 있는 태도는 기존 채무를 출자 전환하는 것뿐 아니라 신규 자금을 공급해줘야 한다. 그래야 통신사 협력도 끌어낼 수 있다. 신규 자금이 있어야 매출이 부진해도 제품을 개발하고 마케팅을 할 수 있다. 1차 워크아웃 때도 이 때문에 구설수가 있었다. 당시 채권단은 신규 자금 투입보다는 현상 유지 및 채권 회수에 중점을 뒀다. 팬택은 1차 워크아웃 기간 18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1차 워크아웃 직후 팬택에 자금을 댄 곳은 퀄컴과 삼성전자다.

정부의 경우 지난 24일 방송통신위원회가 주최한 ‘단말기 보조금 상한 정책방안 토론회’에서 팬택 마케팅본부장 박창진 부사장의 제안을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박 부사장은 토론회에서 시장 정상화를 위한 대책과 경영 위기 기업을 위한 배려를 주장했다. 그는 “공정경쟁을 위해 보조금 상한선 인하가 필요하다”라며 “다만 워크아웃 또는 법정관리 기업에는 규제를 적용하지 않아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어차피 돈이 없으면 보조금은 쓰고 싶어도 못 쓴다.

한편 팬택 창업주인 박 전 부회장도 할 일이 있다. 박 전 부회장과 일가는 팬택은 떠났지만 팬택에서 돈을 버는 회사를 소유하고 있다.

작년 박 전 부회장이 지분 100%를 소유한 팬택씨앤아이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 각각 4426억원과 147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37억원이다. 팬택씨앤아이는  휴대폰 부품 유통 및 판매를 하고 있는 라츠를 100% 자회사로 갖고 있다. 화물 운송 등을 하는 피앤에스네트웍스 지분도 40%가 있다. 인적자원용역 회사 토스는 피앤에스네트웍스의 100% 자회사다. 피앤에스네트웍스의 나머지 지분 60%는 30%씩 박 전 부회장의 자녀가 보유하고 있다. 팬택씨앤아이와 피앤에스네트웍스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100억원 가까이 배당을 했다. 이 회사들은 팬택에 부품을 공급하고 팬택이 만든 제품을 나르고 판매한다. 이 회사들이 없었다면 팬택의 수익은 조금 더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