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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대 웨이브, 이제 ‘AI’ 경쟁

통신방송 20.10.16 17:10


이제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대명사가 된 넷플릭스. 많은 이들이 넷플릭스의 성공비결로 잘 만든 ‘오리지널 콘텐츠’를 꼽고 있지만 사실은 숨은 한가지가 더 있습니다. 바로 인공지능(AI) 알고리즘 기반의 ‘개인화 추천 서비스’입니다.
 

다들 이런 우스갯소리 한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우리가 넷플릭스를 이용할 때, 실제로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시간보다 어떤 것을 볼지 고민하는 시간이 더 길다고 말이죠. 그래서 개인의 성향을 잘 파악해 적당한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기능이 의외로 OTT 서비스에서는 무척 중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딱히 볼 게 없다’고 느낀 이용자들이 피로감을 느끼고 플랫폼을 떠나버릴 수 있으니까요.
 

넷플릭스의 AI 추천 서비스는 비교적 정교하기로 유명합니다. 우선 콘텐츠 취향이 비슷한 회원들끼리 묶어 하나의 ‘취향군’을 만드는데, 이게 수천개에 달합니다. 같은 취향군에 속한 이용자들이 즐겨 보는 콘텐츠를 추천해주기 때문에 정확도가 꽤 높습니다. 또 수십명의 직원들이 직접 콘텐츠를 시청해서 줄거리와 분위기, 등장인물의 특성을 꼼꼼하게 기록해 ‘태그’로 만드는데요. 이 태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컴퓨터 알고리즘이 이용자 취향과 비슷한 콘텐츠를 분석해주기 때문에 섬세한 추천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국내 OTT들의 경우 그동안 이렇다 할 AI 추천 서비스가 없었습니다. 같은 배우가 출연했거나 같은 감독이 제작한 작품, 사람들이 많이 본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정도였는데요. 시스템 구축 자체에 시간이 많이 들기도 하고, 전세계 가입자가 1억8000만명에 달하는 넷플릭스와 비교해 이용자 데이터가 많지 않은 점도 한몫 합니다.
 

지상파 방송 중심의 ‘웨이브’나 CJ 계열 방송을 주로 서비스하는 ‘티빙’ 등 TV 방송 콘텐츠와 실시간 채널 위주로 운영해왔기 때문에 넷플릭스 만큼의 고도화된 추천기능을 도입할 필요성도 적었을 겁니다. 영화와 달리 방송은 매일 새로 업데이트 되는 화를 보러 오는 이용자가 많으니, 굳이 개인 성향에 맞춘 추천이 의미 없는 것이죠.
 

하지만 최근에는 국내 OTT들도 개인화 추천 서비스를 속속 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국내 OTT 시장이 점차 커지면서 이용자들이 빠르게 늘고 있고, 또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비롯해 콘텐츠 수급을 크게 확대하면서 필요성이 커졌습니다. 그만큼 국내 OTT 업체들의 콘텐츠 전략이 기존 ‘방송’ 중심에서 ‘오리지널’ 중심으로, 더 다양한 채널로 옮겨간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콘텐츠를 잘 만드는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콘텐츠를 잘 추천해주는 경쟁력도 이제 관건이 될 것입니다.
 

웨이브의 경우 올해 대대적인 서비스 개편을 하면서 특히 추천 서비스 고도화에 공을 들인 모습입니다. 지난 2018년부터 딥러닝 시스템 개발을 시작했고, 올해 7월1일 본격적으로 개인화 추천 기능을 선보였습니다. 웨이브에 따르면 도입 이후 월정액(SVOD) 영화 시청자 수는 벌써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이 가운데 87.4%의 이용자가 추천 밴드로 유입될 정도라고 합니다.
 

현재 웨이브는 개인 이용자의 시청이력을 3개월(방송·해외시리즈) 또는 6개월(영화)씩 수집해 세분화 된 데이터를 추출합니다. 이렇게 추출한 정보로 이용자와 적합한 상위 30개의 VOD를 뽑아 랜덤으로 20개를 선별하고 최종적으로 추천해주는 식입니다. 이용자의 성별과 연령대 등 특성 데이터 필터링, 콘텐츠의 세부 장르 정보 필터링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필터링’을 추천 시스템에 적용 중입니다.
 

이 밖에도 티빙 역시 이달 서비스 개편을 통해 이용자 취향에 맞는 콘텐츠 추천 서비스를 도입했고, 시즌도 이용자들의 콘텐츠 시청이력을 바탕으로 선호 장르를 예측하는 식의 비슷한 알고리즘을 두고 있습니다. 시즌의 경우 요일·날씨별로 적합한 콘텐츠를 추천하거나 이용자의 표정을 분석해 기분에 맞는 콘텐츠를 제안하기도 하는데, 앞으로 이런 개성 있는 추천 서비스들도 또 다른 OTT 경쟁 포인트가 될 듯 합니다.
 

[권하영 기자 블로그=잇(IT)스토리]